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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광주매일] '범 내려온다' 현대무용가 김보람, 아시아문화포럼 특별 대담

작성자
ACCF
작성일
2021-09-15 15:44
조회
609


패랭이와 색동한복에 선글라스, 트레이닝복과 강렬한 원색 정장에 장군 투구를 쓴 무용수들과 180㎝가 훌쩍 넘는 장신에 새빨간 갓과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성의 춤이 지난해 대한민국을 신명나게 흔들었다.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 속에서 이날치밴드 ‘범 내려온다’ 음악에 안무를 더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장 김보람 예술감독(38)이다.

“춤을 추면 가난해진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래서 춤을 추면서 춤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길’을 찾아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국악그룹 이날치와 협업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로 억만뷰를 기록하며 세계를 홀린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이 오는 10월 13-14일 이틀간 개최될 아시아문화포럼 특별대담을 위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예술가 지망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세계적인 밴드 콜드 플레이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선보인 예술가이다. 가장 전위적인 춤을 안무하고 선보인다는 평을 들은 그는 2000년대 초중반 가수 엄정화·이정현·조성모 등의 백업 댄서로 일하다 현대 무용가로 변신했다.

작년과 올해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협업한 ‘범이 내려온다’, 세계적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고,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은 있지 않았어요. 그냥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하면서 계속 춤을 추다보니 지금까지 내가 춤을 추고 있더라구요.”

반평생을 차지한 춤과의 인연은 의외로 소박했다. 완도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 때 서울에 우연히 올라가 스트리트 댄스팀의 공연을 본 후 몇 개월 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무작정 상경해 춤을 췄고 방송활동까지 하게 됐다.

그는 어느 순간, 음악이 춤보다 훨씬 뛰어난 예술임을 자각하게 됐다고 한다. 음악은 들으면 금방 빠져드는데 우리는 아무리 춤을 춰도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 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음악을 춤으로 다 표현해내면 그 뒤에는 내가 그냥 춤을 춰도 음악이 들릴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때부터 음악과 소리에 대해 병적으로 연습하게 됐어요.”

몸짓이라는 언어를 통해 끊임없이 관객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던 김 감독은 “음악에 비해 춤이 대중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을 극복하고자 모든 장르의 음악을 하루 4시간씩 꼬박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팝은 물론 국악과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을 안무에 녹여낼 수 있었고 대중들에게 현대무용의 장벽을 낮출 수 있었다.

한국문화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은 그가 좋아하는 전통적 요소가 자연스레 발현된 것이다. 학창 시절 고향 완도에서 영화 ‘서편제’가 촬영된 적이 있다.

“힙합을 하다가도 가끔 서편제 음악을 들으면 어린 시절이 떠올라요. ‘나는 한국사람’이라는 의식과 아울러 전통을 좋아 하기 때문에 춤에 전통을 접목시키죠.”

김 감독은 작업을 할 때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업을 즐기는 태도는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에서도 당당함으로 빛난다.

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은 특별하진 않다”며 작업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것일 뿐, 그 음악이 콜드플레이가 될 수도 있고 이날치밴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단지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작업인가의 여부다. 이처럼 작업을 즐기는 태도는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에서 당당함으로 빛난다. 콜드플레이 신곡 ‘Higher & Power’ 뮤직비디오의 댄스 버전에서는 서울의 거리에서 자신들만의 춤사위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보람 감독은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10년 후, 영화관에 가듯이 다양한 공연을 일상에서 즐기는 세상, 문화 강대국을 꿈꾼다”며 케이팝과 대중예술, 나아가 순수예술까지 아우르는 문화강대국이 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아시아문화포럼은 광주시와 아시아문화전당이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이 공동 주관하며, 광주관광재단 후원, 한국문화융합학회, 주아랍에미리트 재외한국문화원, 한국문화재재단과 협력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10월13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되며 유튜브 광주문화재단TV 채널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박희중 기자